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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출신 외인들의 새 출발] ‘테스형’ 소크라테스의 작별과 브렛 필의 메이저리그 코치 부임

KIA 타이거즈를 거쳐 간 외국인 타자들의 엇갈린 근황이 전해졌다. 통합우승의 기쁨을 함께했던 소크라테스 브리토는 팬들에게 작별을 고했고, 과거 타이거즈 타선을 이끌었던 브렛 필은 메이저리그(MLB) 코치로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두 선수 모두 KIA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만큼, 이들의 새로운 행보에 야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영원한 테스형’ 소크라테스, 우승의 추억 안고 떠나다

지난 3년간 광주를 뜨겁게 달궜던 소크라테스 브리토(32)가 정든 한국 무대를 떠난다. 그는 27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지난 3년간 가족처럼 대해준 동료들과 코치진, 구단에 감사드린다”며 팬들을 향한 진심 어린 작별 인사를 남겼다. 특히 그는 한글로 자신의 별명인 ‘테스형’을 직접 적으며 한국 팬들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2022년 KIA 유니폼을 입은 소크라테스는 세 시즌 통산 타율 0.302, 63홈런, 270타점을 기록하며 중심 타선에서 맹활약했다. 특히 통합우승을 일궈낸 2024시즌에는 정규시즌 140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0, 26홈런, 97타점을 쓸어 담았고,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에서도 5경기 타율 0.300을 기록하며 우승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그는 “그동안의 노력이 통합우승으로 결실을 보게 돼 기뻤다”며 “우승의 감동과 팬들의 사랑을 평생 마음속에 간직하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KIA 구단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전력 강화를 위해 소크라테스와의 결별을 택했다. 그의 빈자리는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3시즌 연속 20홈런 이상을 기록한 거포 패트릭 위즈덤이 채우게 된다. 소크라테스는 “믿음과 감사, 기쁨의 감정으로 작별하고 새로운 도전을 향해 나아갈 것”이라며 담담히 짐을 쌌다.

‘기아의 효자’ 브렛 필, 콜로라도 로키스 타격 코치 선임

소크라테스가 떠나는 아쉬움 속에, 과거 KIA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또 다른 외국인 타자 브렛 필(41)의 반가운 소식이 미국 현지에서 전해졌다. MLB닷컴 등 현지 매체들은 13일(한국시간) 브렛 필이 콜로라도 로키스의 신임 타격 코치로 선임됐다고 보도했다.

브렛 필은 2014년부터 3년간 KIA에서 뛰며 통산 367경기 타율 0.316, 출루율 0.362, 장타율 0.521라는 준수한 성적을 남겼던 ‘효자 용병’이었다. 2016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한 그는 지난 6년간 LA 다저스 산하 마이너리그 코치와 타격 코디네이터로 활동하며 지도자 경력을 쌓아왔다. 이번 콜로라도행은 그가 같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팀으로 적을 옮겨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지도력을 검증받는 중요한 기회가 될 전망이다.

무너진 콜로라도 타선 재건의 중책 맡아

신임 타격 코치로서 필의 어깨는 무겁다. 그가 부임한 콜로라도는 지난 시즌 43승 119패라는 처참한 성적을 기록하며 리그 최약체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특히 타선의 침체가 심각했다. 콜로라도 타자들은 지난 시즌 총 1,531개의 삼진을 당하며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두 번째로 많은 삼진을 기록했다.

아이러니한 점은 홈구장인 쿠어스 필드가 대표적인 타자 친화 구장임에도 불구하고 팀 홈런은 160개에 그쳐 전체 뒤에서 6위를 기록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월드시리즈 우승팀이자 같은 지구 라이벌인 다저스가 가장 많은 삼진을 당했음에도 244개의 홈런(전체 2위)을 터뜨린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콜로라도는 지난 시즌 헨슬리 뮬렌 타격 코치가 4월에 물러나는 등 코치진의 잦은 교체로 혼란을 겪은 바 있다.

워렌 셰퍼 감독 “필의 맞춤형 지도 능력 높이 평가”

콜로라도 구단은 브렛 필이 이러한 타선의 난맥상을 해결해 줄 적임자로 보고 있다. 마이너리그 코치 시절부터 필을 지켜봐 온 워렌 셰퍼 콜로라도 감독은 현지 인터뷰를 통해 필의 ‘개인 맞춤형 지도’ 능력을 높게 평가했다.

셰퍼 감독은 “필은 선수 개개인의 장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능력이 탁월하다”며 “천편일률적인 지도가 아닌, 정확한 진단을 바탕으로 선수에게 꼭 필요한 처방을 내리는 지도자”라고 설명했다. 셰퍼 감독 본인 역시 대행 꼬리표를 떼고 정식 감독으로 승격된 만큼, 필 코치와의 호흡을 통해 팀 타선의 안정을 꾀하겠다는 구상이다.

한국 무대를 거쳐 간 두 외국인 야구인은 이제 각자의 위치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한 명은 우승의 영광을 뒤로하고 또 다른 필드를 향해 떠나고, 다른 한 명은 지도자로서 메이저리그라는 꿈의 무대에 다시 섰다. KIA 타이거즈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이들의 앞날에 팬들의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