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윈도우 AI 랩’이라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차세대 인공지능(AI) 기능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배포된 윈도우 11 업데이트가 심각한 영상 콘텐츠 재생 오류를 일으키며 사용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혁신적인 기능 실험과 시스템 안정성 문제라는 두 가지 상반된 소식이 동시에 전해지면서 윈도우 생태계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윈도우 AI 랩: 차세대 AI 기능의 시험장
마이크로소프트가 새로운 실험적 AI 기능을 테스트하기 위한 ‘윈도우 AI 랩(Windows AI Lab)’ 프로그램을 시작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지난주 일부 윈도우 참가자 프로그램(Windows Insider Program) 사용자들이 그림판(Microsoft Paint)의 시험판 업데이트에서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언급을 발견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는 언론사 ‘더 버지(The Verge)’를 통해 이 사실을 공식 인정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제품 관리 파트너 디렉터인 마이크 하쉬(Mike Harsh)는 “윈도우 AI 랩은 윈도우 내에서 새로운 AI 기능 아이디어를 검증하기 위한 파일럿 가속 프로그램”이라며, “이 프로그램은 기능의 사용성, 고객의 관심도, 시장 적합성에 대한 신속한 피드백을 얻는 데 중점을 둔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어떤 그림판 기능이 먼저 테스트될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최근 MS가 그림판에 투명도, 레이어 등 포토샵과 유사한 고급 기능을 추가해온 만큼, 어도비(Adobe)의 포토샵 AI 도구와 유사한 생성형 AI 기능이 탑재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MS는 메모장에 AI 기능을 무료로 추가하고, 파일 탐색기에 AI 기반 작업을 도입하는 등 윈도우 전반에 걸쳐 AI 통합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습니다.
최신 업데이트 KB5064081, 심각한 영상 재생 문제 발생
이러한 혁신적인 시도와는 별개로, 시스템 안정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2025년 8월 29일에 배포된 윈도우 11 버전 24H2용 KB5064081 업데이트가 보호된 동영상 콘텐츠 재생에 심각한 장애를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이 업데이트 설치 이후 다수의 로컬 미디어 및 방송 애플리케이션에서 영상 재생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검은 화면, 영상 멈춤, 저작권 보호 오류 메시지 등이 나타난다는 사용자들의 불만이 쇄도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합법적으로 구매한 영화, TV 방송, 디지털 오디오 파일 등을 자신의 PC에서 제대로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DRM 및 HDCP 충돌이 원인으로 지목
문제는 주로 EVR(Enhanced Video Renderer) 기술과 HDCP(고대역폭 디지털 콘텐츠 보호) 프로토콜에 의존하는 미디어 플레이어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TV 수신 프로그램, 블루레이 및 DVD 재생 도구, DRM(디지털 권리 관리)이 적용된 오디오 앱 등에서 영상 출력 대신 검은 화면이 뜨거나 프로그램이 갑자기 중단되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사용자들은 디지털 튜너로 실시간 방송을 시청하려 하면 즉시 ‘저작권 보호 오류’ 메시지가 나타나거나, 구매한 블루레이 파일을 재생하면 HDCP 호환 하드웨어를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검은 화면만 지속된다고 전했습니다.
보안 분석가들과 커뮤니티의 조사에 따르면, 문제의 근원은 업데이트에 새로 도입된 보안 강화 기능과 기존 DRM 프레임워크 간의 충돌에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고화질 비디오 신호를 처리하는 EVR이 그래픽 드라이버 및 미디어 라이브러리에 내장된 HDCP 프로토콜과 통신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이는 8월 프리뷰 업데이트 이후 윈도우가 보호된 콘텐츠 스트림을 처리하고 검증하는 방식이 변경되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등 웹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는 이러한 문제의 영향을 받지 않지만, 로컬 저장 콘텐츠나 방송 콘텐츠를 이용하는 사용자들에게는 큰 불편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MS의 공식 입장과 사용자 권고 사항
마이크로소프트는 2025년 9월 19일, 이 문제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며 KB5064081 및 관련 후속 릴리스에 문제의 코드가 포함되어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현재 해결책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으나, 패치가 언제 제공될지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지원 게시판을 통해 임시 해결 방법이나 업데이트 롤백 절차를 공식적으로 권장하지 않아, 영향을 받는 사용자들은 뚜렷한 해결책 없이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따라서 수정 패치가 배포되기 전까지 윈도우 11 버전 24H2 사용자들은 가급적 KB5064081 업데이트 설치를 피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이미 업데이트를 설치한 경우, 자동 업데이트를 일시 중지하고 이전 빌드로 시스템을 복원하는 방법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사용자들의 불만이 고조됨에 따라, MS는 조속한 해결책 마련과 명확한 가이드라인 제시라는 압박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