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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의 의미와 제정이유
뉴스일자: 2014-05-26

부정청탁 금지법 제정이 시급한 이유
 

김덕만/ 한국교통대교수.전 국민권익위 대변인


“봐줬다든가 적당히 넘어갔다면 이 사회를 다시 바로 세울 수가 없다. 나중에 흐지부지됐다든가 수사가 제대로 안 됐다든가 하지 않도록 제가 각별하게 챙기겠다. ‘부패방지법’을 통과시켜 강력하게 시행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6일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과 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여기서 말하는 ‘부패방지법’은 ‘부정청탁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안(약칭 부정청탁금지법)’을 가리킨다. ‘김영란법’으로 불리기도 하는 이 법안은 이명박 정부 초기부터 양건 이재오 김영란 등 3인의 국민권익위원장 시절에 수차례 토론회와 부처간 의견 조율을 거치고 김영란위원장이 입법예고한 후 이성보 현 위원장이 지난해 국회에 제출했다. 법조 세무 지도감독 등 이른바 사정기관들의 반대에 부딪혀 오랜 난항을 겪은 끝에 5년 여만인 지난해 국회에 넘어간 상태다. 세월호 참사가 관료지배사회로 얽힌 비리로 인해 발생했다는 국민적 분노와 비난이 일자 국회에서 이 법안 심의에 손을 대기 시작한 것이다.

세월호 대참사 이후 유별나게 이 법안이 각계 분야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낙하산관료의 비리와 대관유착 고리를 끊어보자는데 있다. 이 법안 가운데 부정한 청탁을 할 경우 대가성이 있든 없든 형사처벌하자는 내용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기존 형법에서는 직무관련성과 대가성이 있어야 뇌물공여죄로 처벌한다. 공무원이 금품 등 뇌물로 볼만한 사안인데도 재판에서 무죄를 받는 사례가 많은 게 우리 현실이다. 예를 들어 ‘스폰서검사’ ‘스폰서핸드백’이란 말이 유행하고 검사가 벤츠승용차를 받고도 대가성 입증 실패로 흐지부지된 사례가 있다. 정치인들의 뇌물수수도 대가성이 없으면 무죄로 풀려나거나 솜방망이 처벌을 받은 게 많았다. 부정청탁금지법안이 시행됐더라면 다 형사처벌 또는 과태료 처벌을 받았을 것이다.

세월호 참사에서 드러난 혐의도 상당수 마찬가지다. 해양수산부 산하기관인 해운조합에서 해수부 공무원에게 선물과 향응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앞으로 재판과정에서 대가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무죄다. 그러나 청탁수수금지법안에 의하면 대가성에 관계없이 경중에 따라 과태료 부과나 형사 처벌을 받을 것이다.

또 이번에 해양수산부가 발주한 대부분의 용역은 해수부 관료들이 재취업한 산하기관에 몰려 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부정청탁금지법안에 의하면 이는 부정한 청탁에 의한 직무수행으로 최고 2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하게 된다.

공직자는 이해관계에 있는 직무를 수행하면 안 된다는 건 삼척동자도 다 안다. 그런데 해경은 세월호 사고를 낸 업체에서 7년 동안 근무한 해경의 국장에게 수사를 맡겼었다. 이 법안을 적용하면 이해관계에 있는 업무를 회피해야 하는 의무를 어긴 것으로 당연히 처벌 대상이다. 이 같은 부정청탁 관행은 어찌 해수부 뿐이랴. 건설 교육 금융 문화 관광 소방 지자체 등 다른 부문도 같은 잣대로 들이대면 낙하산 관료출신들의 비리행태는 별반 다를 게 없을 것이다.

외국의 경우 미국은 ‘뇌물 및 이해충돌 방지법’에 따라 공직자가 공직수행 중에 정부외의 출처로부터 금품을 수수하는 경우 최고 5년의 형사처벌을 받는다. 독일의 형법은 공직자가 직무수행과 관련하여 이익을 수수 요구하는 경우 대가성을 불문하고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벌금에 처한다.

이제 여의도에서 잠자는 청탁수수금지법안이 속히 제정되지 않으면 관피아를 넘어 정피아(정치인 낙하산) 관행을 척결하려는 국민적 대성토가 국회를 뒤덮을 지도 모른다. 마지못해 흉내만 내는 법안심의가 아니고 진정으로 제헌이래 60 여년간 곪아터진 관행적 부패척결 의지를 단단히 갖고 대가성에 관계없이 형사처벌하겠다는 정부입법안 취지대로 제정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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