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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가사상과 퇴계학의 만남
뉴스일자: 2010-07-09

 

동아시아 사상사의 주류적인 흐름을 일컬을 때 흔히 ‘유(儒)․도(道)․불(佛)’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유교와 도교와 불교가 융합된 흐름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동아시아 사상사는 이들 사상이 세 솥발처럼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 온 흔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까닭에 유교와 도교와 불교는 그 외형적인 차이성에도 불구하고 내면적으로는 많은 ‘생각’들을 공유한다. 특히 이 가운데 유교와 도교는 똑같이 ‘중국’이라는, 같은 지리적 토양에서 숙성되었기 때문에 그 연관성에 더 높다.

 

유교와 도교의 그러한 연관성을 잘 보여준 대표적인 개념 가운데 하나가 바로 ‘무위(無爲)’이다. ‘무위’의 근본의미는 목적의식이 개입된 일체의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따라서 정치적인 맥락으로 옮겨오면 이것은 군주가 최소한의 통치행위를 통해 최대한의 효과를 거두는 통치방식을 가리킨다. 이 개념을 전면적으로 사유한 학파는 도교인데, 스스로 질서를 찾아가는 자연이 그러하듯이 모든 것은 간섭하지 않을 때 최선의 질서가 연출된다는 생각이 그 핵심이다. 이점에서 무위에 대한 도교의 관점은 일종의 아나키즘적 성격을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비하여 유교는 ‘도덕적 감화’라는 측면에서 무위를 생각한다. 이에 따르면, 최선의 정치는 통치자가 자신의 도덕적 인격을 바탕으로 정치에 임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별도의 통치행위가 없어도 백성들은 통치자의 도덕성에 감화되어 저절로 질서를 잡아간다는 것이다. 요컨대, 마치 뭇별이 제 자리를 지키고 있는 북극성을 중심으로 회전하듯이, 통치자가 도덕적 인격만 제대로 갖추고 있다면 그것이 백성들을 인도하는 하나의 표본이 되기 때문에 별도의 통치행위는 불필요하다는 논리이다.

 

이런 까닭에 ‘무위’에 대한 유교와 도교의 생각은 형식은 공유하되 내용은 차별화된다. 이 차이는 도교가 유교가 지향하는 통치자의 도덕성이라는 것도 결국 또 하나의 간섭일 뿐이라고 보는 데에서 잘 드러난다. 이렇게 사는 것이 올바른 삶이라고 보여주는 행위 자체가 이미 삶에 대한 하나의 ‘주의(主義)를 전제한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이번 학술대회는 이러한 무위가 동아시아 문화사 속에서 적용되어 온 사례를 ‘정치’, ‘수신(도덕)’, ‘양생(건강)’, ‘예술’ 그리고 ‘유교와 도교의 무위론 비교’라는 다섯 영역에서 살펴보는 데 개최 취지가 있다. 이 가운데 특히 마지막 주제는 ‘행위론’의 관점에서 퇴계철학의 특징을 ‘무위’를 매개로 조명하고 있어, 퇴계학의 실천론적 성격을 규명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도가의 무위와 유가의 무의 ― 이황의 행위론을 중심으로」라는 발표문을 통해 이 문제를 다루고 있는 안동대학교의 윤천근 교수(동양철학과)는, 이황에서 발견되는 유위성(有爲性)은 노자와 장자의 그것에 비하여 근원적으로 방향을 달리한다고 말한다. 노자와 장자의 유위성은 시종일관 인위성의 동의어로서 부정시되지만, 이황에게서 그것은 개체의 사사로운 ‘욕심’을 보편적인 ‘도덕적 의지’로 바꾸는 긍정적 의미로 자리매김 된다. 이황이 관점에서 볼 때, 그러한 유위성의 결과로 도덕적 의지가 우리 자신을 가득 채우게 된다면, 그때의 행동은 인위적으로 조작되지 않은, 다시 말해서 내면으로부터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행위, 즉 ‘무위’인 것이다. 이황이 추구하는 무위와 도교의 그것은 바로 이 지점에서 갈린다는 것이 윤교수의 결론이다.

 

이와 같은 특징 외에도 이번 학술대회는 작지만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의미 하나를 더 지닌다. 동아시아 사상사에서 유교는 전통적으로 도교를 이단(異端)의 학문으로 규정해 왔다. 도교는 유교의 출발점인 공동체 윤리의식과 배치되는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하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이 때문에 조선유학사에서 도교사상에 대한 관심은 늘 금기시되어 왔다. 조선시대 유학자들의 손에 의해 편찬된 노자나 장자의 주석서가 열 손가락을 넘지 않는다는 사실일 이 점을 잘 말해준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도가철학 토론회가 영남 퇴계학맥의 요처(要處) 가운데 하나인 고산서원에서 열린다는 것은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우리 시대가 화두인 ‘소통’이 구현되는 또 하나의 현장이기 때문이다.




이우식기자 (press@ph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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