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로그인 
 
현재위치 > 포항뉴스 > 정치·이슈 > 사설/칼럼  
 

논문 베끼기 권하는 사회
뉴스일자: 2008-04-28

 

   ‘천재소녀'로 불리던 미국인 알리아 사버(18)가 세계 최연소 교수로 국내 대학 강단에 선다. 사버 교수는 5월 중 입국해 2학기부터 학부생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첨단 분야를 가르치게 된다. 그녀는 실리콘 나노 와이어와 나노 튜브 등 나노 기술 관련 논문을 2편 발표했으며 현재 다수의 관련 논문을 작성하고 있다. 건국대는 ‘사버 교수가 연구활동을 위주로 하면서 비슷한 나이의 재학생들을 자극하고 격려하기 위한 특별강연도 수시로 열기로 했다'고 전했다.

 

  유아교육과정은 연출된 상황의 답습을 통해 나아간다. 유아들은 어떤 상황에서 발생된 낱말들을 베껴 써보고 정해진 글자 칸을 메워보며 모국어를 배운다. 그리고 초보 작가들은 유명작품을 베껴 써 보며 흐름을 파악하고 자신만의 느낌을 키우며 유명 작가의 꿈을 키운다. 베껴 쓰기의 매력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교육행정에 바쁜 대학교수님들은 일류사회와 학생들로부터 자신들의 명예를 드높이기 위해 오늘도 연구실 컴퓨터 앞에서 연구논문 베껴 쓰기에 열정을 쏟고 있다.

 

  대학교수들 사이에서 논문 베끼기는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아니 내일일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런 의미에서 입국절차를 밟고 있는 낭랑 18세의 사버 교수를 위해 몇 가지 제안한다.


 

  첫째, 한국 교수들로부터 사버교수를 격리 수용시켜야 한다. 낯선 한국 땅에 와서 김치랑 고추장의 매운맛에 적응기도 전에 바쁜 일정으로 연구할 틈이 없어진 그녀가 논문 베끼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고추장에 잘 적응된 한국교수들을 닮아 학부생들의 열의를 꺾어 놓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한국교수들도 격리 수용된 사버교수를 안쓰럽게 생각할 것만 아니라 자국의 학생들의 미래를 위해 기꺼이 격리 수용된 사버교수에게 접근하지 말아야 한다. 이는  자신들의 모방범죄를 막는 최선책이 될 것이다.


 

  둘째, 태권소녀 사버교수는 검은띠를 항상 착용해야 한다. 학생들의 미래를 위해 너무 열과 성의를 다한 나머지 태권도를 게을리 해선 안 된다. 지친 일과 때문에 임박한 논문 발표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양심을 속이며 유아교육과정에 있는 한국의 대학교수들처럼 뜻도 모르는 낱말 베끼기에 솔깃해지면 안 된다. 만약 논문 베끼기를 권하는 교수가 있으면 과감하게 ‘태권'하며 정권을 지르던가 아니면 돌려차기로 응수해야 한다.


 

  셋째, 사버교수는 애초의 계획을 일부 수정해야 한다. 비슷한 나이의 재학생들을 자극하고 격려하기 위한 특별강연을 열 것이라고 했는데 그건 차차해도 된다. 우리에게 시급한 것은 논문 베끼기 권하는 대학사회의 교수들을 상대로 특별강의를 준비해야 한다. 낱말 베끼는 재미에 푹 빠져 있는 망신살 뻗친 교수님을 위해 특별강연을 해주길 바란다. 육하원칙도 제대로 모르는 교수님들에게 연구논문은 어떻게 쓰는 것이며 왜 써야 하는지에 대해 열변을 토해주길 바란다.


 

  사버교수는 최연소 교수로 300년 만의 기록을 깨며 기네스북에 올라 있다. 그래서 잔뜩 거만하고 의기양양해 있을 것이다. 우리 정서로는 맞지 않는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하지만 걱정 하지 않아도 된다. 한국에 입국해 논문베끼기 타이틀로 기네스북에 오른 한국의 대학교수들을 보는 순간 이내 겸손한 태도로 얼굴을 붉힐 것이기 때문이다.

 

   사버교수는 참 바쁘겠다. 매운 김치맛에 눈물도 흘려 봐야 하고, 태권도 도장도 물색해야 하고, 나노기술 연구도 박차를 가해야 하고, 학부생들을 위해 특별강연 원고도 작성해야 하는 등 몸이 열개라도 모자란다. 애처로운 사버교수를 위해 우리의 대학들은 논문베끼기 전문 교수팀을 구성해 연구와 강의에 지친 사버교수를 도와야 한다. 더 나아가 그들 중 가장 빠르고 멋진 논문 베껴쓰기가 가능한 교수를 선정해 사버교수의 소울메이트로 정해야 한다.

 

다가오는 입국날짜에 잔뜩 긴장해 있는 사버 교수에게 안도의 한마디를 전한다. "그동안 연구논문 쓰시느라 힘들었죠? 한국에 오는 순간 당신은 논문쓰기에서 해방됩니다."




유성환기자 (p5p5p@naver.com)

이기자의 다른뉴스보기

사설/칼럼섹션 목록으로

<저작권자ⓒpohangnews.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뉴스스크랩하기

영일만항, 3년만 ...
지진피해 포항시 ...
도시재생 현장지 ...
이낙연 총리, 완 ...
 
영일만항, ...
지진피해 ...
도시재생 ...
이낙연 총 ...
도시재생 현장지원센터(흥해읍) 즉시...
영일만항, 3년만에 컨테이너 물동량 ...
고속도로 터널 앞 섬뜩한 ‘보복 운...
포항시장 ‘2018년 시정운영방향’ ...
겨울 밤바다에 LED장미꽃이 활짝
피해지역의 도시재개발 돕겠다.
포항시 지진발생후 현재상황
제8회 모유수유사진공모전 시상식 및...
포항시 이재민 64% 이주 완료
이낙연 총리, 완전한 복구 위해 온 ...
   회사소개 | 공지사항 | 취재제보 | 독자투고 | 광고문의 | 업무제휴 | 인트라넷 | 이용약관 | 기사등록법    대표전화 : 050-2424-0011   편집문의 : 054-277-8060
Copyright ⓒ 2006 포항뉴스 All rights reserved.   본 신문에 게재된 기사, 링크에 대한 모든 법적권리와 책임은 기사작성자 포항뉴스에게 있습니다.
제호 : 포항뉴스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아00038호 | 등록일 : 2007년 02월21일 | 주소 : 경북 포항시 남구 오천읍 기림로 1987 | 발행인 : 이우식 | 편집인 : 박태호
포항 포항공대 포항시청 포항날씨 포항교차로 포항스틸러스 포항시외버스터미널 포항시 포항펜션 포항소식 포항제철 cgv포항 포항뉴스 포항공과대학교 포스텍 포항대학 한동대 포항사랑 포항시여행정보 포항시의회 호미곶 구룡포 포항MBC 포항21 포항엔 INEWS 포항인터넷방송 포항방송 포항시정신문 경북일보 인터넷언론사협회 이우식 포은문화연구회 죽도시장 형산강 불꽃놀이 하이브코리아 hivekorea pohang news 오천 흥해 죽장 영일만